제35회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 발표도 모두 끝나고 이제 해가 바뀌었습니다.
이제 슬슬 개업 또는 취업을 준비하는 공인중개사 분들이 계실 텐데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20년 넘게 현업에 있었습니다.
강남에서 중개법인을 설립해 수많은 계약을 진두지휘하다 현업에서 은퇴했죠.
오늘은, 많은 직원들과 오랫동안 중개업을 해오며 제가 느꼈던 공인중개사의 장/단점을 딱 두 가지씩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장점1. 우리 세대에선 없어질 수 없는 직업이다.
매년 연말쯤 되면 몇몇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옵니다.
향후 인공지능이나 AI로 대체되고 없어질 가능성이 있는 직업들에 대한 순위인데요.
우리 공인중개사가 포함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죠.
하지만, 그들은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에 대한 전문가가 아닙니다.
당연히 그 조사결과란 것 역시 뇌피셜에 불과하구요.
공인중개사의 업무와 부동산 거래의 실제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내린 잘못된 결론이죠.
부동산에서의 계약이란 Needs 와 Item 의 단순한 연결이 아닙니다.
거래의 유형이 매매이건, 월세이건, 전세이건, 모든 고객들이 초반에 보이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고객 스스로 설정한 조건과 그 고객이 실제 감수하려 하는 비용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현실에서는 고객의 조건과 비용을 다시 판단하고 정리해 나가면서 세부조건을 현실화 시켜주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죠.
극 이후 고객의 반응을 보고 상의를 해나가며 다른 대안들을 제시해 나가게 되는데요.
이 과정이 빠지게 되면 부동산에서의 계약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인공지능이나 AI 가 결코 할 수 없죠.
인터넷에서 생필품이나 공산품을 고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니까요.
물론, 먼 미래에는 '공인중개사' 라는 단어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명칭이나 제도가 바뀔 뿐 그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문명을 이룬 태고적부터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온 역할과 직업들이 몇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공인중개사의 역할입니다.
과거에 그러했듯,
명칭이나 사회적 지위, 제도와 관련 법이 바뀔 순 있어도 그 역할 자체가 사라질 순 없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훌륭한 기술과 프로그램은 우리 공인중개사의 훌륭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지 그 자체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진 못하죠.
최소한 우리 세대에서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습니다.
경기나 정책의 영향으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직업이지만, 최소한 우래 생에는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직업입니다.
장점2. 본인의 노력과 실력만이 중요하다.
점 더 빠른 성공을 위해서 좋은 배경이 필요한 직업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배경이 전혀 상관 없는 직업들이 있는데요.
우리 공인중개사는 명백히 후자입니다.
좋은 배경이나 부잣집에서 태어난 공인중개사라고 해서 안 될 계약이 성사되진 않습니다.
소년소녀 가장 출신이라고 해서 계약할 손님이 그걸 이유로 계약을 하지 않고 돌아서는 일도 없죠.
물론, 젊은 개업공인중개사의 경우 목돈이 들어가는 초반에는 집안의 경제적 도움을 약간 받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실력 없는 중개사가 단지 배경만으로 성공한 케이스는 전혀 없습니다.
반대로, 실력 있고 노력하는 중개사가 단지 좋지 않은 배경 하나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도 없구요.
몇 년 뒤, 풍족하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면 그건 오롯이 본인의 노력과 실력 덕분입니다.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것도 오롯이 본인 책임이죠.
단점1.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계속 반복된다.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호황기에는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죠.
100만큼 노력했는데 150의 결과가 나오니까요.
하지만, 불황일 경우에는 굉장히 큰 단점처럼 다가옵니다.
마치, 이 직업에는 영원히 미래가 없는 듯 보이죠.
불황인 시기에는 100만큼 노력해도 손에 쥐는 것은 겨우 60이 될까 말까 합니다.
계약률은 점점 하락하고, 일하기도 점점 싫어지고, 매너리즘에 극도로 빠지면서 다른 직업들이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그 단계를 잘 넘겨야 하는데 그런 공인중개사들이 많지 않습니다.
불황은 1~2개월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저는 20여년을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수없이 반복된 이 사이클을 겪었습니다.
호황일 대 많은 분들이 공인중개사에 도전하고 그 중 대부분이 불황일 대 업계를 떠나갑니다.
하지만, 관점을 좀 바꿔볼까요?
불황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시간이 문제일 뿐 호황은 반드시 다시 찾아오죠.
그 호황이 시작될 때 우리 업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장담컨데, 경쟁자가 많이 사라진 아주 쾌적환 환경이 펼쳐집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그 상태에서 호황이 시작되죠.
경험 상, 호황이 시작될 때 그걸 느끼는 공인중개사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일하기 싫어하며 신세한탄이나 하고 있죠.
호황이 시작되도 바로 느끼고 체감하지 못합니다.
눈치를 채는 공인중개사는 항상 소수에 불과합니다.
불황에도 좀 더 공격적으로 업무를 보던 공인중개사들, 광고와 물건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던 공인중개사들만이 호황의 시작점을 바로 눈치챕니다.
불황의 끝자락에서 이렇게 하고 있던 공인중개사들은 항상 소수이며 그 소수가 호황을 눈치채고 바로 올라타게 됩니다.
불황을 슬기롭게 버티는 공인중개사들이 호황에서 큰 돈을 법니다.
하지만, 이걸 알면서도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는 불황을 슬기롭게 보내지 못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단점2. 자기관리가 극도로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을 과대평가합니다.
그 중 하나가 자기관리 측면인데요.
"나는 안해서 그렇지"
"한 번 한다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니까!"
제가 본 모든 공인중개사들이 이렇게 장담했습니다.
지켜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모든 직업에서 자기관리는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 공인중개사도 마찬가지인데요. 개업을 하면서부터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누구도 나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잔소리!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공인중개사는 정해진 시간에 항상 출근해야 합니다. 고객이 있건 없건 말이죠.
하지만, 2~3년 차가 되어가며 대부분은 고객이 있을 때만 일을 하려 합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죠.
고객 한 명을 발생시키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요.
그리고, 나에게 온 고객들이 모두 내게 계약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10의 노력이 들어가야 5의 고객이 생깁니다.
5의 고객이 생기면 1의 계약이 발생합니다.
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경력이 생겨도 고객과 계약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애초에 10의 노력은 할 생각도 없고 할 의지도 없죠.
"고객이 없으니 할 일이 없네!"
복장이 느슨해지고, 출근이 불규칙하게 바뀌고, 퇴근이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집에 빨라 가서 딱히 할 일도 없는데 말이죠.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얘기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이렇게 되는데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성공하고 싶은, 아니 생존하고 싶은 공인중개사는 반드시 이 상황을 컨틑롤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장담과는 달리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동안 중개법인 대표로 일하며 수없이 많은 직원들을 교육하고 수없이 많은 대표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많은 선후배와 업계의 동료들도 지켜봐 왔구요.
많은 공인중개사 분들을 상담하고 코칭도 해왔습니다.
대표가 되면 대부분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하더군요.
머리는 알면서도 오늘 당장은 스스로를 컨트롤 하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
장점 Vs 단점
우리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수없이 많습니다.
하루종일 얘기해도 부족할 정도이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씩만 꼽으로 한다면 오늘 말씀드린 것이 아닐까 하네요.
오늘은, 2025년 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 공인중개사들은 긴 불황을 지나가고 있죠.
하지만,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깊어진지 오래입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호황이 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1년 정도 해본 후 아니면 접으려고 시작한 직업이 아닙니다.
당연히 길게 가야 하구요.
당연히 호황과 불황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불황의 마지막 지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혹시, 신세한탄과 불필요한 시간 때우기를 반복하고 계시진 않나요?
후스파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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